파워레인저 다이노포스 반다이 그리고 …

가. 어제 얘기

오전 9시 30분에 도착해서는 여유있게(?) 스타벅스에서 브런치를 댕기고 와이프와 나와 태우는 용산역 반다이 몰에 가고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약 500명 정도 되 보이는 어마무시한 사람의 행렬이 보였다.

그것은 다이노포스라는 일본 반다이의 장난감을 사기 위한 사람들로 그들과 우리가 갔던 목적은 동일했다

누군가 반다이 직원으로 보이는 약간 통통한 직원이 종이위에 모델명과 숫자를 적어놓고는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이윽고,

‘티라노킹이 120개 입고 되었고요, 프테라…..’

사실 이미 난 직원의 목소리를 듣기 한참 전에 사람들의 긴 행렬을 보고서 진작에 살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일종의 확인사살인 셈.

 

그 전에 줄 서있는 사람들. 새벽 4시에 나와서 기다렷다는 사람도 많고… (남과 같이 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마트에 들러 요새 아무도 사지않는 변신 또봇자동차 코너에서 어드밴스Y를 태우에게 사줬다.

용산에서 한참 울다 드디어 약간 기뻐하는 태우…

하지만 부모로서 오기가 생겼다.

오후에 오늘 아침에 다시 물량이 들어온다는 뉴스를 블로그에서 읽었다.

정화는 포기하지 않았다.

‘새벽 2시에 나가자. 넌 감기들었으니까 아침에 오고 내가 엄마데리고 갈게’

 

나. 오늘 얘기

정화와 장모는 새벽 2시에 나가서 용산에서 계속 기다리며 문자를 보내왔다

‘1등이야’

6시에 일어난 태우는 날 깨워서는 용산으로 향했고 8시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오늘은 뭐라도 사겠구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화는 장모와 태우를 데리고 시야에서 다시금 사라졌다

떠나간 자리인 내 옆에는 어제 저녁 7시부터 가족 단위로 화성에서 와서 밤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와이프와 장모는 사실 2등이었다. 밤샘 가족을 제외하고는 1등임)

아줌마는 한참은 장난감얘기 그리고 야구얘기 그리고는 아이들 얘기까지 속내를 터놓았다

‘답답했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졸린 눈을 꿈뻑이며 경청했다

오전 9시가 넘으니 백화점 내 조명이 밝아지고, 10시가 되어서는 선착순으로 표를 나눠주었다 (아래는 표의 모습)

‘기다린게 얼만데 다 사자’

결국 다 샀다

 

photo 2

 

대충 귀동냥으로 들어보니 오늘 물량도 어제와 유사하게 110개 내외였다.

적은 상품은 더 많았을 거고

단지 어제와는 달리 화내는 고객은 많지 않았다.

밖에서 대기하며 바라본 반다이는 텅 비어 보였다.

하지만 오른쪽 옆에 빼곡히 들어서있는 박스도 부모와 아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한없이 작아보였다

photo 1

 

 

다이노포스와 추가로 주는 기념선물까지

큰봉지 3개를 채우고 뒤뚱거리며 택시를 타러 갔다.

가는 와중에도 사람들 중 언제부터 기다렸냐고 하는 질문이 많았었다

‘2시요’

 

photo 3

 

추가증정품까지 빼곡히 든 상자는 무겁지는 않고 약간 들기 힘었다.

집에 도착하니 11시가 채 안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집에와서 기뻐하는 아들녀석을 보니 다시 힘이 솟았다.

녀석 정말로 기뻐하는 얼굴이었다. 어제 울고불고해서 가슴한켠이 짠했는데…

밤새 노력한 정화가 대견했다

 

집에서 좀 쉬다가 다시 회사에 가기 위해 나왔다

피곤한 와중에 커트를 했다.

photo 4

얼굴이 약간 지쳐보인다.

하지만 오늘의 하루를 꼭 기억하기 위해 햇볕에 나와 한컷 기록한다

훗날에 가족들의 성의를 태우가 꼭 기억해 주길 바라며…

사랑해 정화, 태우,…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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