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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의 초대

Ken Collection 벨트

언제부터였었나

아마 사회 초년병이였을 때니 2002년 정도되었을 게다

내돈으로 옷을 사입고, 벨트에 구두도 사고…

Ken Collection이란 브랜드를 LG에서 수입해서 직접 팔았는데 무척이나 맘에 들어 했었다.

하지만, 브랜드는 철수 해 버렸고 당시 가지고 있던 옷들은 와이프가 하나씩 어딘가로 처분해버렸다.

KenCollectionBelt1 KenCollectionBelt2

마지막 남은 벨트

하지만 이것도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다.

10년 이상 거의 매일 썼을 만큼 만족도는 높았지만, plaid 형태로 꼬인 가죽은 하나둘씩 떨어져 결국 생명을 다하게 되었다

Good bye Ken, Thank you forever.

 

 

주말 자유수영

주말에 자유수영하러 갔다.

오전에 피곤해서 오후에 가야지 하고 자유수영 시작 시간인 11시를 지나 12시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무지 더워 의외로 사람이 엄청 많았다

‘점심도 안먹고 수영하는 거야?’ 라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급기야 자유수영 마감이란 딱지와 함께 더 이상 입장을 받지 않았다

100명 정원이 다 찼다는 얘긴데…

‘그래도 나오는 사람이 있을 텐데… 기다려 보자. 키를 받납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

나는 느즈막히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 보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줄도 안서있으니 사람이 나오면 기준이라도 있어야 할테니 번호표라도 뽑자는 심경이었다.

 

문제는 12시 10분에 시작되었다.

할머니 한 무리가 수영장에서 못들어가서 아쉬워하고 있는데 일부 인원들이 키를 받고 자유수영을 하니 왜 들어보내냐고 항의를 했다.

‘번호표를 뽑으신 분입니다’ 새로온 신참 직원이 그렇게 말했다

‘머 번호표?? 번호표 뽑고 기다리라는 말을 안했자냐 야 너 이름 머야. 너 미친나. 야이 개XXX야. …이게 …’

할머니는 점점 격앙되시더니 급기야 욕을 해댔다

신참이 대응이 안돼 다른 직원이 할머니를 말렸다.

할머니는 수영장이 떠나가라 욕설과 악을 써댔다 ‘니가 번호표 뽑으라고 했나? 야이 미친가스나야… ‘

시끄러운 시간이 계속 대고 급기야 할머니는 욕을 하면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저 미친년 때미…’ 수영을 하지 못한 분노가 느껴졌다.

 

12시 20분쯤 내 번호가 돌아 왔다.

내 번호만 그 할머니를 드릴까 생각했다가, 문제는 할머니는 자기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자기랑 같이 하는 일행이 들어가야 하는 것과 남은 수영시간이 20분정도 라는게 더욱 문제였다

난 키를 교환받고 급하게 씻고 20분정도 수영하다 나왔다.

할머니는 자리에 없었다. 일행은 자리에 있었고.

수영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덕분에 수영을 했는지 샤워를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농구와 배드민턴

태우는 이제 63수족관, 자연사박물관 등은 너무 많이 가서 지겹다

아빠가 일하지 않는 토, 일 항상 무얼할까 생각중인 태우가 어제 키자니아 다녀와서 피곤했는지 오늘 아빠랑 할 것을 생각하지 못한 듯하다

아침에 동네친구와 축구를 하고 마술 공부할 것을 좀 산다음 오후에는 효창공원에 농구와 배드민턴을 하러 갔다

지난달부터 계속 축구공, 농구공, 배드민턴 등 온갖 운동할 것을 다 살라라고 한다

 

오늘은 비가 갑자기 왔다. 챙겨간 우산덕택에 비를 맞지는 않았고, 소나기가 지나간 바닥은 더위가 식고 먼지가 없어 운동하기에 더할 나위 없었다

배드민턴을 하고 나서 농구대에 보니 (어린이 농구대가 따로 있다) 여자 아이가 제법 좋은 슛 폼에 드리블-레이업 슛을 연습하고 있었다.

아이는 아빠랑 같이 하고 있는데 아빠가 가만 보니 낯이 무척익었다. 키도크고 아마 예전 농구선수였을것이고 가드나 슈터가 아닌 수비 전문 선수였는데… 하고 자꾸 생각을 좁혀가니 세글자가 떠올랐다.

이. 지. 승.

이지승코치

고려대, 현대 등 농구대잔치 원년과 프로리그 초창기에 주로 활약한 선수인데 암튼 바로 옆에서 자기 딸을 지도해주고 있는 걸 보니 느낌이 남달랐다. 선수출신이라 아이가 대충하는 것을 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옆에서서 수비를 해서 방해를 했다. 딸도 지지 않고 피벗으로 돌아서 들어왔다

‘아빠 피를 물려받았군’

이따 보니 아들과 엄마가 왔는데 딸이 아빠 닮았고 아들은 엄마닮았다. 아들도 한 6살정도 보였는데 드리블해서 레이업슛을 넣었다

태우도 그걸보니 막 잘한다고 그랬다

 

아이들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

부모가 뭘하든 부모의 피도 있겠지만, 부모가 하는 것을 그대로 배우고 실천한다

어른들은 힘내야 한다 잘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를 위해 노력해야 하니깐 말이다.

 

 

 

 

 

 

Messi Messiah

이란의 침대축구와 메시가 이끄는 세계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의 축구경기를 모처럼 시청했다


Lionel-Messi2

메시

그에게 필요한 건 단 한차례의 슈팅시간

짧은 드리블과 함께 반대편 거의 골 포스트에 가까운 가장 먼 구석으로 바로 꽂아넣었다

예전에 일본에서 로봇골키퍼와 페널티킥 대결하는 영상이 갑자기 떠올랐다.

이란은 90분 동안 자신의 경기를 하며 후반엔 상대를 오히려 궁지로 몰아넣었다

Lionel-Messi

현대축구계의 그는 정말 80년 후반부터 90년대의 시카고불스를 이끌던 마이클 조던을 항상 연상시킬 정도로 멋지고 항상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기대된다. 그가 여태걸어온 길보다 향후 어떤 길을 가게 될 건지 말이다.

 

늦은 대화

저녁에 정화가 맛나게 해준 짜파게티 & 계란후라이를 먹으며 갓 청소를 정리하던차 은석형에게 전화가 왔다 (원래는 팀장이었지만, 요샌 그냥 형/동생 한다) 머 바람쐬러 나왔다고 해서 전화 붙들고 있다가 그냥 한 30분 정도면 만날 거리라 짧게 보고 왔다. 대화 도중 태우는 방에 들어와 아빠가 먹던 짜파게티를 맛있다고 반쯤 덜어갔다. 역시 졸기엽다.

광화문의 아침 근처 커피숖에서 고독한(?) 얼굴로 형은 날 반겼다. 한시간 남짓 가게가 일찍 문을 닫는다고 해서 둘은 정리하고 형은 날 공덕역즈음에 내려다 주고 집으로 갔다.

머 과거의 시간은 간데 없지만, 둘의 관계는 계속 이어진다. 오늘은 형이 많이 말을 했고, 난 들어주는 쪽이었다

회사에 괴롭히던 사람은 없지만 그래서 재미가 없어보였다. 참 멋진 사람이었는데 두꺼워진 쌍꺼풀이 현재의 피로 수준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 역시 그래 보엿을 것이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서로 헤어졌다 그 날을 약속하진 않았지만 어느 토요일 저녁이라고 해두자.